2003/11.12월호  
 
 
 

 

  무내미의 편집을 맡으신 분들을 직접 만나 뵙게 되어서 반갑습니다. 바쁘신 중에 우리 시험실까지 찾아 주신 것을 감사하게 생각하며 환영합니다.

시험 일정이 꽉 짜여져서 바쁘신 중에도 시간을 내주시고 환영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시험시설과 장비를 둘러보니 넓은 지역에 많은 장비들이 있는 것을 보았습니다. 지상연소시험과 환경시험을 모두 수행하고 계신 것 같은데 먼저 지상연소시험부터 간단한 소개를 부탁드리겠습니다.

  지상연소시험은 각종 미사일에 사용되는 추진기관의 성능을 비행시험 전에 지상에서 시험을 통하여 확인하는 시험입니다. 추진기관은 설계시 예상되는 추력과 압력을 비롯한 많은 요구조건들이 있습니다. 추진기관을 고정된 치구에 장착된 상태로 연소시키면서 이런 데이터를 획득하여 설계시 예상한 값과 비교하고 잘못된 것이 있으면 설계를 수정할 수 있도록 자료를 제공합니다. 또 다른 목적은 추진기관의 설계상 혹은 제작상의 오류를 미리 발견해 내고 수정하게 함으로서 비행시험의 안전을 보장하는 것입니다.
  지상연소 시험실은 크게 세부분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추진기관을 치구에 고정시키는 시험대, 추진기관에 부착된 센서를 통하여 각종 데이터를 획득하기 위한 계측실, 그리고 시험 진행과 통제를 담당하는 통제실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시험대에서 하는 일은 추진기관이 연소하면서 큰 힘이 발생하더라도 다른 곳으로 이탈하지 않도록 고정하고 각종 센서들을 부착하여 필요한 데이터를 획득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계측실에서는 센서에서 발생한 미세한 신호를 ‘증폭기’라는 장비를 통하여 취급하기에 용이한 상태로 변환시키고 컴퓨터를 이용하여 자료를 처리하고 저장하는 곳입니다. 그리고 통제실에서는 모든 장비의 상태를 파악하고 순차적으로 제어(sequencial control) 하며, 모든 시험 업무를 종합적으로 통제합니다. 이 시험은 매우 위험한 시험이므로 계측실과 통제실은 상당한 거리를 두고 떨어져 있으며 방폭벽 등으로 격리되어 있습니다. 시험 중에는 실제로 추진기관이 연소하게 되어 매우 위험한 사태가 발생할 수도 있으므로 안전사고에 항상 대비하고 있습니다.
 
 
  뒷줄 좌측부터 : 이재련, 이왕근, 김유학, 강전필, 남규호
앞줄 좌측부터 : 한태균, 김인식, 어윤호, 장성조, 지남진, 윤을재
   
 

지상연소시험이 처음 실시된 것은 1974년 공군에서 사용하는 2.75?로켓의 추진기관 시험이었습니다. 그때는 우리 연구소가 서울의 홍릉에 있던 때이므로 위험한 시험을 연구소 내에서는 할 수 없어서 공릉에 있는 원자력 연구소 뒷산을 일부 빌려서 작은 시험 시설을 만들고 그곳에서 초보적인 연소시험을 하였습니다. 대전 시험장은 1976년에 완공되었고 백곰을 비롯한 현무, 다연장, 해룡, 천마, 신궁 등 연구소에서 개발된 모든 미사일의 추진기관 성능 시험을 담당하였습니다. 초기에는 단일 축 시험대만 운용하였으나 지금은 육분력 시험대, 동적 시험대, 역추력 시험대 등 여러 종류의 시험대를 운용하고 있습니다. 안흥 종합시험장에도 지상연소시험장이 건설되어서 일부 시험이 수행되기도 하지만 아직도 대전에서만 연간 평균 600기 이상의 추진기관 연소시험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시험 대상은 모두가 고체 연료를 사용하는 추진기관입니다. 고체 연료는 일종의 화약으로서 한 번 점화되면 연소가 완료될 때까지 멈출 수 없으며, 따라서 필요한 시험 데이터는 화약이 타고 있는 짧은 시간 안에 모두 획득하여야 합니다. 다시 말하면 재현성이 없는 시험으로서 데이터 획득에 한 번 실패하면 비싼 추진기관을 버리게 되고 맙니다. 따라서 높은 신뢰도의 계측 시스템을 요구합니다. 또한 실제 미사일에 사용되는 실물(full scale) 추진기관을 연소시켜야하므로 만일 사고 시에는 큰 피해가 발생할 수도 있어 매우 세심하고 철저한 시험 준비가 필요합니다.
   
  지금 우리가 있는 6연구동에는 지상연소시험 통제실과 VIP용 참관실이 있습니다. 이 건물을 지을 때는 미사일 개발에 관심이 많았던 박정희 대통령의 참관이 예상되었고 그래서 무엇보다 안전 문제가 걱정이 되었지요. 지금 보시는 이 참관실 벽의 두께가 얼마나 되는지 아십니까? 약 50㎝나 됩니다. 그것도 벽돌이 아니고 전체의 벽이 창문 하나 없이 모두 철근 콘크리트로 되어 있습니다. 다만 시험장을 볼 수 있는 관람용 투시구가 만들어 졌는데 제일 앞의 것이 박정희 대통령의 눈높이에 맞게 만들어져 있습니다. 지금도 이 자리에 서면 자기의 키가 박대통령보다 큰지 작은지 알 수가 있습니다. 박대통령은 1978년 이 자리에서 백곰 1단 및 2단 추진기관의 연소시험을 직접 참관하였습니다.
또 한 가지 잊을 수 없는 사건은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국회의원들을 모시고 백곰 부스터 연소시험을 하던 중 시험용 모터가 폭발한 사건입니다. 국회의원들을 안내하고 있던 소장님이 당황해 하시던 모습이 지금도 기억납니다. 예상치 못한 사고로 시험장은 불바다가 되고 불어오는 서풍을 타고 불길은 연구소 본관 뒷산으로 번졌습니다. 전 직원에게 예비군 및 민방위 동원령이 내려졌지만 불길은 잡을 수가 없었고 산은 정상까지 모두 타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날 저녁에는 혹시나 남은 불씨가 다시 산불을 일으킬지 모른다는 염려로 밤늦게까지 퇴근도 할 수가 없었습니다. 그 때는 대통령을 모시고 백곰 비행시험 시사회를 하기로 예정된 기간이 반년도 남지 않은 때였습니다. 이러다가는 “백곰미사일이 날아가든지 아니면 우리 목이 날아가든지 둘중에 한 가지는 날아가겠구나” 하던 기억이 납니다. 다행히도 그해의 예정된 날짜에 비행시험은 성공하였습니다. 연구소 역사에 ‘영광의 70년대’라고들 하지만 이런 어려운 뒷얘기도 있었습니다.
   
  지금까지 우리 연구소에서 개발된 대부분의 미사일 추진기관이 우리 시험실을 거쳐 갔듯이 앞으로 개발될 것들도 모두 우리 시험실에서 그 성능을 확인받게 될 것입니다. 우리 시험실에서는 각 체계 사업 부서에서 요구하는 모든 추진기관의 성능을 더욱 높은 정밀도와 신뢰도로 확인할 수 있도록 시험 기술을 연구하고 시험 시설과 장비를 확충해 가겠습니다.
   
  군에서 사용되는 무기를 비롯한 모든 장비들은 야전에서 사용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므로 그 장비가 접할 수도 있는 가장 가혹한 환경 조건에서도 고장없이 사용이 가능하여야 합니다. 이러한 극한 환경에서 저장성(내구력) 혹은 작동성을 확인하는 시험을 환경시험이라고 합니다.
   
  환경시험에는 기후 환경시험, 동적 환경시험, 복합 환경시험 및 특수 환경시험이 있습니다. 기후 환경시험은 고온시험, 저온시험, 고도(altitude)시험, 염무(salt fog)시험, 온도충격(thermal shock)시험 등이 있으며 동적시험으로는 진동시험, 충격시험, 가속도시험 등이 있습니다. 복합 환경시험은 앞에 열거한 시험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이루어지는 시험을 의미하며 그 외에 특수 환경시험으로서 폭발성 대기 환경시험, 전자파 간섭시험 등 매우 다양한 시험 종류가 있습니다. 우리 시험실에서는 기후 환경시험과 동적 환경시험을 대부분 할 수 있으나 장비의 용량은 충분치 못하여 대부분 부품단위 시험을 주로 하고 있습니다.
   
  우리 연구소에서 환경시험이 시작된 것은 1977년 백곰의 유도 조종장치 진동시험을 한 것이 효시라 할 수 있습니다. 우리가 개발한 유도 조종장치가 미사일의 비행 중에 받게 될 진동을 극복하고 계속하여 그 성능을 발휘할 수 있는지를 확인하는 것이 그 목적이었습니다. 그 후 각 개발실에서 시제품이 나올 때마다 환경시험을 거치게 되었으며 중요한 시험 실적을 예로 든다면 자주포, 전차 등의 부품, 각종 포탄, 미사일의 신관, 탄두, 유도조종장치, 추진기관, 그리고 KF-16 전투기 부품, 함포 및 사격통제장비 등 연구소에서 개발된 대부분의 시제품이 우리 시험실을 거쳐 갔으며 지금도 매년 800 ~ 1,000기의 개발품이 우리 환경시험실에서 각종 시험을 거쳐가고 있습니다.
 
   
  환경시험은 국내에서 우리가 제일 먼저 시작하였고 또 다양한 종류의 시험능력도 갖추고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 연구소의 환경시험장비를 이용하기를 원하는 방산업체나 혹은 다른 연구소의 요구가 많이 있었습니다. 중요한 국책사업이면서 국내에서는 우리 시험실에서만 할 수 있고 외국에 가지고 가서 시험을 할 경우 막대한 외화가 소요되는 경우에 한하여 일정한 경비를 받고 몇 번의 시험을 한 적이 있었습니다. 예를 들면 원자력 발전소에서 지진 발생시 사용되는 비상용 전지, 인공위성센터에서 개발한 우리별2호 인공위성, 말레이시아에서 발주하고 세트릭아이(주)에서 제작한 MACSAT 인공위성 등이 있습니다. 이런 것들이 전례가 되어서 지금은 기술용역사업 규정이 제정되었고 여러 부서에서 수익사업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환경시험의 종류는 11종입니다. 이것은 선진국에서 하고 있는 환경시험에 비교하면 약 절반 정도에 불과 합니다. 또 우리가 할 수 있는 시험도 장비의 용량측면에서 보면 선진국에서는 조립체(total assembly) 단위로 시험할 수 있는 반면에 우리는 부분품(sub-assembly) 단위의 시험밖에 할 수 없는 정도입니다. 앞으로 중기계획 기간 중에 더 많은 예산을 확보하고 시험 방법을 연구하여 우리 연구소에서 개발되는 모든 시제품과 양산품의 야전 환경에 대한 신뢰도 향상에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바쁘신 중에도 시험장을 소개해 주시고 질문에 대답해 주셔서 감사합니다.
  무내미에 우리 지상연소/환경시험실을 소개할 수 있는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